유키사다 이사오의 첫 연극연출작 <Fool for a love>




영화 <GO>,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등을 연출한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첫 연극연출작 <Fool for a love>를 보고 왔다.


샘 셰퍼드 원작, 유키사다 이사오 연출에 카가와 테루유키(에디 역), 테라지마 시노부(메이 역) 주연이라는 어디를 봐도 화제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그에 걸맞게 극장 로비에 늘어서 있는 화환들에 적힌 이름들도 아베 히로시에 요시나가 사유리, 토요카와 에츠시, 타케나카 나오토, 미야케 켄 등등;;


수십개나 놓여있는 화환 중에 내가 알아볼 수 있는 건 이 정도였지만 (일본인 이름 읽기 너무 어렵...흑) 보통 일본관객들에게는 화환을 보내온 수십명이 모두 딱 보면 알만한 정도의 스타들이라서 은근히들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로버트 알트만 연출에 샘 셰퍼드가 직접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도 있는 모양이다. (상대역은 킴 베이싱어 언니) 1985년작인데 한국에선 사랑의 열정;이라는 제목으로 출시되어 있더라.







사막 언저리의 한 쓰러져가는 모텔방을 배경으로, 이복남매이지만 격정적인 애증에 휩싸여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못하며 15년이란 세월을 보내 온 에디와 메이, 그리고 현재 메이와 만나고 있는 남자 마틴, 에디와 메이의 주위를 망령처럼 떠도는 그들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근친상간이라는 소재를 초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현실과 환상, 사실과 거짓 사이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에디와 메이라는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내용을 짧게 읊어보자면,


오래간만에 메이를 다시 찾아 온 에디와 메이는 감출 수 없는 애증을 드러내며 다툼을 벌인다. 메이는 에디를 의심하고 그의 불성실함에 지긋지긋해하며 꺼져버리라고 소리를 치지만 막상 그가 문 밖으로 발을 디딜 때면 그의 이름을 부르며 주저앉곤 한다. 그 와중에 모텔로 찾아 온 누군가가 모텔방을 향해 총을 난사하고, (메이는 에디가 바람을 피우는 상대-백작부인이 벤츠를 타고 왔다고 하지만 사실여부는 알 수 없음) 그 후 메이가 현재 만나고 있는 남자 마틴이 메이를 만나러 온다. 메이는 에디를 사촌이라고 소개하지만, 에디는 마틴을 앉혀두고 그들의 뒤틀린 관계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두집 살림을 하던 아버지 밑에서 서로가 이복남매라는 것을 모르고 사랑에 빠지게 된 그들에 대해. 무대 한켠을 쭉 지키며 에디에게, 또 메이에게 말을 건네오던 아버지(의 망령)은 에디의 얘기 중 훌쩍 사라져 버린 아버지 때문에 결국 어머니가 자살했다는 내용을 듣고는 놀라 괴로워하다 쓰러져 버린다. 자신들의 과거를 함께 읊어나가며 에디와 메이는 일순 친밀감을 회복하는 듯 보이는데, 이 때 돌아간 줄 알았던 누군가(백작부인?;)가 다시 돌아와 에디의 차를 불지른다. 에디는 잠깐만 나가서 보고 금방 돌아오겠다고 말하며 문 밖으로 나서고, 메이는 금방 돌아오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묻는 마틴에게 에디는 아주 가버린 거라고 말하고는 자기도 짐을 챙겨 모텔을 나가버린다.


길구나;;;; 연극 자체는 그리 길지 않았는데 (1시간 25분?) 관계들이 복잡하고 현실과 초현실, 사실과 거짓이 멋대로 섞여있기 때문에 설명하자면 길어져 버릴 수밖에 없는 듯;






보고 난 감상은,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힌 작품이라는 것. 첫 무대 도전이기 때문인지 크게 모험을 하거나 하기보다는 원작에 충실하고자 한 듯 했다. (...라지만 원작은 못 읽어봄;) 무대미술이나 음향도 (화려한 작품은 아니지만) 비교적 웰메이드에 딱히 눈에 거슬리는 부분 없이 안정적이었다는 느낌.



카가와 테루유키도 그렇고 테라지마 시노부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강한 캐릭터와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기 때문에 격정적이고 감정적인 충돌이 잦은 샘 셰퍼드 작품에 꽤 어울리는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출의 문제였을수도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천리주단기에서의 테라지마 시노부보다는 바이브레이터나 이 작품 풀 포 어 러브에서의 테라지마 시노부가 훨씬 돋보였다.)



타이틀을 뽑는다면, 유키사다 이사오, 성공적으로 무대에 안착하다. 정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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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비늘 | 2007/02/15 01:40 | 보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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